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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정보 : 네이버 책 참조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067551

       

    내가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사실 플랜트 공사에 대해 제대로 다루는 서적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플랜트라는 것 자체가 일단 범위가 너무 넓어서 제대로 다루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중요 사항을 이야기하려면 설계와 조달, 시공 등 세부 산업 분야는 물론 조직과 Project 관리 등 PMBOK의 내용 대부분을 언급해야 하기 때문에 목차를 잡는 것만도 엄청나게 방대하고 복잡할 것이 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도 사실 큰 기대를 하고 보기 보다는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골라 봤다고 해야겠다.

       

    예상처럼 이 책도 내가 알고 싶은 각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다. 다만 의의라고 한다면 가장 처음 단계에서부터 실행 단계까지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플랜트 연관 업무와 개략적인 조직의 Job Scope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시공 분야에 대한 나열식의 개괄적 설명은 단순하고 깊이가 없다고 치부될 수도 있으나 기술적 사항을 제외한 시공의 실체를 궁금해하는 나와 같이 시공 쪽에는 전혀 무관한 사람에게는 그나마 참고가 될 것 같다.

       

    아쉬운 점은 다음과 같다.

    1. 설계에 대한 부분이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1. 책의 제목이 플랜트 엔지니어링 공사 실무여서 어느 정도 엔지니어링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라는 것이 나의 첫 인상이고 기대였다. 하지만 이 책은 사실 엔지니어링 공사가 아닌 시공공사를 위해 쓰였다고 봐야 한다. 공사 분류로 보았을 때, 설계와 시공이 분리된 전통적 방식의 시공공사를 이 책에서의 프로젝트 범위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의 제목과 실제 내용이 불 일치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마 엔지니어링을 실제 설계 역무가 아닌 '플랜트 엔지니어링'이라고 고유명사화 하여 사용하는 듯 하다.
      2. 최근 국내 건설업체가 EPC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전통적 우리나라의 강점인 시공분야 보다는 설계와 프로젝트 관리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 시대가 발전을 위해 준비된 책이라기 보다는 현재까지 해왔던 우리의 프로젝트 추진, 관리 방법을 모아놓았다는 것에 그친 점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2. 국내 EPC에만 초점을 맞춰져 있다.
      1. 이 책의 서문은 몇 년 전 기록을 경신한 해외 공사 수주액 소식으로 시작하고 있다. 국내 건설시장은 내수시장의 한계와 대부분 계열사를 이용한 수의계약이 많은 현 구조 때문에 국내 발주물량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부분이 해외 공사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책을 보는 독자 대부분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책은 서문의 웅장한 시작과는 반대로 본론에서는 전혀 해외 공사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 않다. 물론 이 책이 주로 다루고 있는 Project Organization이나 CM 및 시공은 국내나 해외나 같겠지만 이 책이 이와 별도로 많은 지면을 할애한 다양한 인허가, 법적 사항, 공사 시작 당시 주의해야 하는 많은 절차들은 대부분 국내 사정만을 반영하고 있다.
      2. 물론 해외 EPC 공사 관련 법규나 제반 사항을 정리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은 인정한다. 일단 주력 시장이 너무 많으며 그 시장에서 조차도 각 국 별 상황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정말 새로 해외에 진출하는 개인과 단체에 도움을 주고자 쓰였다면 적어도 일정부분의 지면을 할애해 어떤 규정들이 있고 국가별로 어느 홈페이지나 기관에 들어가면 확인을 할 수 있다는 것 정도는 기록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특히 건설업에 오래 종사한 저자의 경우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간단한 정보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 부분은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3. 실무가 빠져있다.
      1. 이 책의 제목을 본 사람이라면 실무라는 단어에 귀가 쫑긋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에 제대로 된 이론책도 없지만 실무를 다룬 책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책은 실무에 대해 알려주고 있지 않다. 이 책이 정의한 실무란 아마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절차서와 같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절차서는 제대로 일을 모르는 사람도 누구나 만들 수 없지만 그 절차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각론들, 사례들을 궁금해한 독자라면 이 책이 표방한 실무가 자신이 기대한 실무가 아니라는 사실에 실망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내가 붙인 책 제목 : 플랜트 공사 시공관리 메뉴얼

    총평 : 이 책은 포지션이 어정쩡하다. 최근 많이 시도되는 EPC 전반을 다룬 책이라고 하기엔 E 가 빠져있고 P가 애매하게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실무를 제목으로 넣기엔 실 사례가 너무 부족하다. 책은 전반적으로 수박 겉핥기 식으로 Project Management를 다루고 있으며 내가 담당하는 업무 기술을 보았을 때 이는 겉을 핥았다고 보기도 부족할 정도이다.

    다만 위에서 말했듯이 시공 분야는 다양한 공종을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설명해 놓았고 또 입찰 부터 수행까지의 일련의 절차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 면은 이책의 의의라 하겠다. 아마 역사나 내부 노하우가 짧은 시공기업과 새로운 조직에게 내부 절차서를 만드는 대신 제공하는 목적이라면 아주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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