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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조기 교육에 대해 부정적이다. 우선, 아이들은 놀아야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 최우선 순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째가 7살이 되도록 사실 공부라는 생각으로 무언가를 가르쳐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이 같은 또래에게 한글과 영어는 물론이고 한자, 미술, 피아노 등을 시키는 것을 볼 때면 좀 이해가 안 가다가도 우리아이가 뒤쳐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사실 우리아이는 3달 전(만 5살 5개월)까지만 해도 제대로 한글을 읽지 못했다. 그런데 친구가 글을 읽는 것을 부러워하는 아이를 보고 이전까지는 책을 내가 읽어만 줬는데 심심할 때 한번씩 아이와 함께 읽어봤다. 신기한 것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몇 번 해준 것 만으로도 아이의 한글 읽기 속도는 정말 빨라졌다. 그러면서 내가 여태 제대로 해왔나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다 이 책을 접하게 됐다.

       

    1. 이 책 전반부의 주요 내용
      1. 저자는 우선 심각한 뇌손상이 있는 아이들과 지적/신체적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부모의 관심과 적절한 교육을 통해 보통 아이들보다도 오히려 우수할 정도로 읽기 능력이 향상된 일화를 들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의 뇌와 그에 따른 능력은 고정되고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잠재력이 가득차 있고 변화하려는 힘이 꿈틀 댄다고 이야기 한다. 다만 아이들이 5~6세가 됐을 때 말을 하고 듣는데 비해 읽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이 충분히 볼 수 있을 만큼 크고 뚜렷한 글자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2. 저자는 아이들이 제대로 읽는 것을 배우지 못하는 이유가 부모와 사회적 편견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아이들이 배우는 것(Learn - 학습 : 생활에서 배우는 모든 것)과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것(Educate - 공부 : 교육과정에 따라 교사나 학교에 의해 지도를 받는 것)을 혼동하고 동일시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배우는 속도를 늦추고 비효율적이 된다고 한다. 즉 어린아이들은 공부를 하기에는 어려울 지 모르나 배우는 것에 있어서는 세상 어떤 존재보다도 열망에 차있다. 그 가장 큰 특징은 왕성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만지고 참견하고 부수기 까지 한다. 하지만 부모들은 자신의 편함을 위해 이런 아이들을 집중력 부족이라고 단정짓고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지 못하도록 막고 호기심을 꺾는다. 저자는 그 대표적인 예가 놀이 울타리로 아이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배움의 진공상태에 가두는 것을 말했다. 부모들은 아이가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라는 핑계를 대나 사실 이것은 아이가 배우면서 다치지 않게 계속 쫓아 다니는 수고를 하지 않기 위해 아이의 배움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을 꺾는 것이라 하고 있다.(많이 찔린다…)
      3.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아이는 온갖 형태의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언어를 향한 욕구를 불태운다. 그것이 말하기와 듣기든 쓰기와 읽기든 상관이 없다. 부모는 이때 아이가 읽기를 배워 역사를 통틀어 인간이 글로 쓴 모든 것, 지식의 보물창고로 가는 문을 열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4. 저자는 특히 두뇌가 만 6세에 완성되므로 일찍 배울수록 언어를 더 정확하고 더 빠르게 익힐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읽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기쁨이고 무의식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텔레비전을 통하는 게 아니라 부모의 도움을 받아 가정에서 읽기를 배우는 것이다. 이는 쉬운 길이면서 동시에 부모와 아이가 모두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5. 그리고 저자는 아이에게 읽기를 미리 가르치는 것에 대한 다양한 오해에 대해 답을 주고 있다. 대부분의 질문은 읽기를 어린시절에 배우면 아이가 즐겁게 놀아야 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박탈 당한다. 나중에 아이 지적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등의 질문이다.

       

    내 마음대로 붙인 책 제목 :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거운 읽기 배우기

    1부 총평 : 책의 서문에도 나오지만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은 1964년이다. 아마 그 당시에는 만 2~3세 아이가 책을 읽는 다는 것이 이 책의 부제처럼 "조용한 혁명"이었을지 모르나 사실 오늘날, 특히 사교육과 조기교육 공화국인 한국에서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실제 내 주위에만 해도 한국 나이로 5세 정도 되는 아이가 한글 책을 술술 읽고 영어도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저자는 이런 한국을 보고 모범적인 사례이자 자신의 주장을 증명한다고 할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이 책은 현재 부모들의 사교육을 정당화하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일침을 가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읽었을 때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교육(educate)과 배움(learn)의 경계를 정확하게 그어주기에 기념비적인 책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교육은 아이가 재미없어도 해야 하는 것이라면 배움은 아이가 재미있어서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저자는 수없이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고 이어질 2부에서 읽기 방법을 설명할 때에도 재미가 없이는 결코 하지 말라고 점을 반복하고 있다.

    내가 얻은 배움은 아이들에게 언어가 결코 교육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아이가 뛰는 법, 노는 법, 친구를 사귀는 법을 배우듯 언어도 배움의 하나가 되어야 하고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는 사회에서의 기본 도구로써 읽기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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